[담화총사 칼럼] 이윤정 작가의, “오애순 詩를 쓰다.”
K-그라피 이성준 기자 | 떠나는 것은 언제나 몸이지만, 남는 것은 마음이다. 오애순의 시 「두고가는 마음에게」는 이 단순한 진실을 가장 조용한 언어로 건넨다. 이윤정 작가는 그 조용함을 더 낮은 음역으로 끌어내린다. 화면의 푸른 밤은 울음을 삼킨 하늘 같고, 반달은 끝내 다 말하지 못한 마음의 표정 같다. 별점처럼 흩어진 여백은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의 좌표다. 굵은 획으로 세운 제목의 수직은 이별의 단호함을 닮았고, 그 옆에 흐르듯 이어지는 문장은 남겨진 마음의 진동을 닮았다. “이제는 길에 없어도 당신 계신 줄 압니다.”라는 문장은 작별의 문장인 동시에 신뢰의 선언이다. 떠나보내는 법을 배웠기에, 남겨두는 법도 알게 된 마음이 작품은 그 성숙을 보여준다. 이윤정 작가의 K-그라피는 감정을 과장하지 않는다. 먹의 농담은 절제되어 있고, 속도는 늦다. 느린 속도는 애도의 품격이 된다. 그래서 이 작품의 위로는 즉각적이지 않다. 대신 오래 남는다. “아까운 당신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화면 아래에 내려앉을 때, 우리는 알게 된다. 이별은 패배가 아니라 감사의 형식일 수 있음을. K-그라피 칼럼 | 남겨진 마음을 쓰는 법 K-그라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