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그라피 이성준 기자 | 그리움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눈처럼, 비처럼, 말없이.
전경섭의 詩 「그리워 내리다」는 그리움을 감정의 폭발로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지워지지 않기 위해 조용히 내려앉는 감정이다. 잊히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마음의 상태다.
양보경 작가의 붓은 이 시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리움이 내려오는 순간의 무게를 남긴다.
굵고 검은 획은 망설임이 없지만, 획 끝마다 남겨진 여백은 망설임 그 자체다. 이는 다짐처럼 보이지만, 실은 체념에 가깝고 체념처럼 보이지만, 실은 사랑에 가깝다.
특히 화면 곳곳에 흩뿌려진 금빛 점들은 기억의 잔상 같다. 사라진 줄 알았는데, 빛으로 남아 어느 순간 다시 떠오르는 그 마음...
“그리워 내리다”라는 제목은 무언의 동사다. 누군가를 향해 손을 뻗지 않아도, 마음을 부르지 않아도, 그리움은 스스로 내려와 우리의 하루 위에 앉는다.
이 작품은 묻는다.
당신은 아직도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의 삶은 아직 마르지 않았다.
작가노트 | 양보경
그리움은 내려오는 감정이다.
양보경 작가는
그리움은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문득 내려오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비처럼 쏟아지지 않고
눈처럼 소리 없이
삶의 표면에 앉는 마음...
이 작품에서는
획을 멈추는 순간보다
멈춘 뒤의 여백이 더 중요했다.
글자를 쓰는 동안
시를 읽지 않으려고 했다.
이미 알고 있는 감정은
붓을 조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먹이 번지고
획이 흔들리는 순간마다
그리움이 말을 걸어왔다.
금빛 점은
지워지지 않는 기억의 흔적이다.
아프지 않지만,
사라지지도 않는 것.
이 작업은
그리움을 표현하려 한 것이 아니라
그리움이 지나가도록
자리를 내어준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