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총사 칼럼] 손명주 작가의 "일상의 재발견, 그리고 위로를"

- '별이 빛나는 밤에'는 분홍빛 mp3 플레이어

K-그라피 강경희 기자 | 손명주 작가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분홍빛 mp3 플레이어라는 친근한 오브젝트를 통해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감성적 경험을 시각화합니다. 작품 속 mp3 플레이어에 새겨진 가사들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음악과 함께했던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담은 타임캡슐입니다.

 

 

그시절 "기다림은 설렘이었다.  / 우린 이럲게 배웠다 /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고 / 귀를 쫑긋 세우고 / 나의 신청곡이 나오기를 / 기다리고 기다린다.  / 그땐 그랬다 / 그 시절 기다림은 / 기분좋은 설렘이었다."


이 가사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같은 음악, 같은 밤을 공유하며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작가는 mp3 플레이어와 이어폰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청취 도구를 통해 역설적으로 '함께함'의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감각의 시각화
작품의 구성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분홍색 mp3 플레이어는 향수와 따뜻함을, 구불구불한 검은 이어폰 선은 음악이 흘러가는 경로를, 그리고 하단의 큰 텍스트 "별이 빛나는 밤에"는 이 모든 경험이 일어나는 시공간을 암시합니다. 특히 별 모양의 붉은 스탬프와 노란 달 모티프는 밤하늘의 서정성을 더합니다.


K-그라피의 정체성
이 작품이 k-그라피로서 주목할 만한 이유는 한글의 조형미를 살리면서도 현대적 감수성을 담아냈다는 점입니다. 손글씨로 쓰인 한글 가사는 디지털 기기 위에서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이는 기술과 감성, 현대와 전통을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한국 특유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줍니다.


"작가 마야 짓고 쓰다.  /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메시지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연결될 수 있다는 위로를 건넵니다. 이는 개인화와 고립이 심화되는 현대사회에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메시지입니다.


손명주 작가는 일상적 오브젝트에 시적 언어를 입혀 우리 시대의 감성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는 그러한 작업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만의 음악적 추억과 그리움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