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총사 칼럼] 황나현 작가의 “문동주 詩 ‘조개껍질’을 쓰다.”
K-그라피 이존영 기자 | 문동주의 시 「조개껍질」은 버려진 것들의 침묵을 오래 바라보는 시다. 파도가 지나간 뒤 남은 조개껍질은 더 이상 살아 있지 않지만, 그 자리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을 온몸으로 증명한다. 황나현 작가의 K-그라피는 이 시의 시선을 바다 가장자리로 데려온다. 작품 하단에 흩어진 조개껍질들은 풍경의 일부가 아니라, 삶이 남기고 간 기록물이다. 붓으로 적힌 시의 문장은 단정하지 않다. 고르지 않은 획, 일부러 남긴 멈춤은 바닷가의 리듬과 닮아 있다. 파도는 늘 같은 방식으로 밀려오지 않듯, 삶 또한 같은 상처를 같은 말로 남기지 않는다. 황나현 작가는 그 불균형을 바로잡지 않는다. 대신 그대로 둔다. K-그라피의 미덕은 정리보다 수용에 있기 때문이다. 모래 위의 조개껍질은 한때 살이었고, 지금은 껍질이다. 그러나 껍질이 되었다고 해서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비어 있음 때문에, 우리는 더 오래 들여다본다. 이 작품에서 바다는 설명되지 않고, 조개는 말하지 않는다. 말하는 것은 오히려 남겨진 여백이다. 여백 속에서 시는 읽히고, 글씨는 풍경이 된다. 이 작품은 묻는다. 살아 있음이 사라진 뒤에도, 무엇이 남는가. 그리고 조용히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