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가 아닌, "K-그라피의 선언"

- 우리의 것을 찾았을 때, 세계는 비로소 열린다.

K-그라피 이존영 선임기자 |  K-그라피의 선언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다. 그것은 잃어버렸던 우리의 감각을 다시 부르는 일이며, 오랫동안 타인의 언어로 설명해 왔던 붓 문화에 대한 주권 회복의 선언이다.

 

 

우리는 너무 오래 ‘캘리그라피(Calligraphy)’라는 이름 아래에서 글을 써왔다. 그러나 한글의 호흡, 한자의 정신, 먹의 밀도, 여백의 사유는 서구의 개념어 하나로 번역될 수 없는 세계였다. K-그라피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 아니라, 원래 우리의 것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다.

 

 

K-그라피의 선언
글자는 장식이 아니다. 글자는 생각의 흔적이며, 몸의 기록이며, 삶의 태도다.

 

 K-그라피에서 획은 기술이 아니라 호흡이고, 먹은 색이 아니라 시간이며, 여백은 비어 있음이 아니라 기다림이다.

 

 

K-그라피는 묻지 않는다. “이것이 글씨인가, 그림인가.” 대신 분명히 말한다.
이것은 한국의 감각으로 쓰는 세계 언어다.

 

 

세계와 교류하는 비결
K-그라피가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번역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구 미술이 동양을 이해한 순간들은 늘 ‘다름’을 존중했을 때였다. 추상표현주의가 동양의 선과 여백에서 영감을 받았듯, 세계는 언제나 정체성이 분명한 언어에 반응한다.

 

 

K-그라피는 글로벌 기준에 맞추려 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적 감각을 끝까지 밀고 간다.
바로 그 진정성이 국경을 넘는 공감이 된다.

 

세계는 복사본에 관심이 없다.
세계가 원하는 것은 오직 그곳에만 있는 이야기다.

 

 

K-그라피의 비전과 전망
K-그라피는 서예의 현대화가 아니다.
또 하나의 캘리그라피 스타일도 아니다.

 

 

그것은
K-민화처럼
K-한복처럼
K-콘텐츠처럼
한국의 미감과 철학을 담은 하나의 문화 장르로 확장된다.

 

 

전시에서, 교육에서, 디자인에서, 외교의 현장에서
K-그라피는 ‘보는 글자’가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글자,
머무르게 하는 언어
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묻지 않아도 된다.
“왜 K-그라피인가?”

 

 

답은 이미 분명하다.
이름을 우리가 정했기 때문이다.
이름을 우리가 정하면, 가치도 방향도 우리가 정한다.

 

K-그라피의 선언은 곧 시작이다.
우리의 것을 찾았을 때,
세계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청한다.

 

그리고 그 대화는 이제,
한국의 붓에서 시작된다.